중앙은행은 공개시장조작(국채를 사고파는 활동)을 통해 본원통화의 공급을 조절하기 때문에, 업무수행의 결과로 상당량의 국채를 보유하게 됩니다. 이 국채 보유분으로부터 막대한 이자수익이 생기게 됩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Fed의 경우를 보면, 2009 8월 말 기준으로 5,490억 달러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국채 5년물의 금리 약 2%를 적용하면, 이를 통해 109.8억 달러(환율 1,120원 적용 시 약 123,000억 원에 해당)에 해당하는 이자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매년 이 정도의 이자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니 막대한 수익입니다.

 

이 이자수익은 어떻게 될까요?

 

우선 중앙은행이 항상 순익을 낼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2008 10, 11월의 경우를 보면, Fed가 미 연방정부에 대한 채권자가 아니라 채무자로 전락한 적이 있습니다.

 

2008년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심화되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Fed는 국채를 매각하고 그 돈으로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Fed의 대차대조표 상에는 연방정부에 대한 채권이 줄어들고 금융기관들에 대한 채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2008 10월 말 기준으로 Fed가 보유한 국채(미 연방정부에 대한 채권) 4,765억 달러, Fed가 미 정부에게 지고 있는 부채는 5,783억 달러, Fed가 오히려 미 정부에게 1,019억 달러 정도의 순채무를 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현상이긴 합니다. 미 재무부가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Fed에 지원했기 때문에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었고, 현재는 다시 Fed가 연방정부에 대한 채권자로 돌아선 상황입니다.

 

2009 8월 말 기준으로 Fed 5,490억 달러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순채권은 2,863억 달러입니다(연방정부에 대한 부채 2,627억 달러가 존재).

 

한편 Fed가 최종 대부자로서 금융기관에 제공한 대출금은 손실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그만큼 과잉통화를 공급한 셈이 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을 극력 피하려고 합니다만, 현재처럼 경제위기로 인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자산이 확대된 상황에서는 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중앙은행의 여러 활동에는 비용도 수반되므로, 수익으로부터 각종 손실과 비용을 제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순익이 아니라 손실이 발생하는 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경우는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합니다. 그 이자를 지불해야 하므로 Fed보다 더욱 자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하겠습니다.

 

최종적으로 각종 손실과 비용을 공제하고 나서 순익이 남는 경우는 국고에 귀속되는데 그 처리방식은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법률 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법

 

99(이익금처분)

①한국은행은 매 회계연도마다 결산상 순이익금을 자산의 감가상각에 충당한 후 나머지가 있는 때에는 결산상 순이익금의 100분의 10을 매년 적립하여야 한다.

②한국은행은 결산상 순이익금을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적립한 후 나머지가 있는 때에는 정부의 승인을 얻어 이를 특정한 목적을 위한 적립금으로 적립할 수 있다.

③한국은행은 결산상 순이익금을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한 후 나머지가 있는 때에는 이를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100(손실보전)

한국은행의 회계연도에 있어서 발생한 손실은 적립금으로 보전하고, 적립금이 부족한 때에는 「국가재정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부가 보전한다.<개정 2006.10.4>

 

 

연방준비제도법(Federal Reserve Act)

Section 7. Division of Earnings

구체적인 법조문은 다음 링크 참조:

http://www.federalreserve.gov/aboutthefed/section7.htm

 

 

미국 연방준비제도법의 내용은 한국은행법과 대동소이한데, 조금 다른 점은,

첫째, 민간 소유인 만큼 연방준비은행의 활동에 따른 모든 비용을 지출하고 남는 순익이 있을 경우 주주들에게 6%의 배당금을 우선적으로 지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둘째, 미 재무부로 환류되는 순익이 발생할 경우 지급준비자산 중 하나인 금 보유를 늘리는데 사용하거나, 국채상환에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정부로 환류되는 순익을 그냥 ‘세입’으로 잡으면 되는데, 미국의 경우는 두 가지 방식으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함으로써, ‘빚을 수반하지 않는 돈’이 경제 내에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신용(통화)시스템의 원리에 보다 충실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상과 같이 법규정은, 중앙은행의 활동에 따라 순익이 생겨날 경우 국고에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애초에 중앙은행이 탄생했던 과거 금본위제 하에서라면, 이 내용도 음모론에 부합(?)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연방헌법은 국채의 이자를 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국채의 이자는 금으로 지급받고 순익의 환류는 신용(통화)로 지불(금보관증인 은행권 내지는 통장잔고를 찍어주는 형태)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금 본위제에서 완전히 탈피해버린 오늘날에는 이 부분 역시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Fed의 경우,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계정에 대한 회계감사를 받지 않고 있는데, 분식회계(순익의 조절)를 의심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Posted by sai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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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희망과 나
    2010.04.20 15:5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추가글 다섯편도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 2013.04.03 04:0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름다운 여자가 해바라기하는 걸 좋아해요
  3. 2013.07.13 15:1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나는 너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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