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에는 유럽 정상회담에서 신재정 협약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이를 핑계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처음의 환호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하락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 글에서 몇 번씩이나 말씀드려왔습니다만,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뭔가 중요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한 것이 여러 번 입니다. 매번 주장하기를, 이번의 합의를 통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서 언론 플레이를 해댔고, 이에 따라 개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주가가 상승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실제 결과는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패턴이 반복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패턴이 나타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악성자산을 개미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데에도 있는 만큼,

모든 개미투자자들이 지쳐나가떨어져서 더 이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나타나겠지요.

 

지난 주 금요일에도 개미투자자들만 속았을 뿐입니다. 주식시장이 아니라 다른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환호하며 오르는 동안에도 유럽의 국채는 모두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유로화 환율 역시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큰 손’들이 개미들처럼 유럽의 뉴스를 곧이 곧대로 믿었다면, 국채 가격이 올라야 하고 유로화 환율이 강세를 보였어야 합니다.

결국 개미들만 속았을 뿐 입니다.

 

 

지난 주에 합의했다고 하는 신재정 협약이 그 동안의 여타 합의들과 좀 달랐던 점은, 이 조치가 ‘유럽 합중국’으로 가기 위해 한 걸음을 더 내디딘 조치였다는 점입니다.

 

유럽인들이 EU(유럽 연합)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최종적인 꿈은 ‘유럽 합중국’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에게 세계 패권을 빼앗겼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유럽인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을 낮추어 봅니다.

유럽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 고급문화, 심오한 학문에 비해 미국에 무엇이 있느냐, 고 생각하지요.

 

유럽인들이 바라보는 미국인들이란 좀 심하게 말하면,

유럽에서 실패한 촌뜨기 낙오자들이 쫓기듯 내몰려서, 먹고 살 길을 찾아 사람이 살 여건도 안되는 척박한 황무지로 떠났다가, 우연히 노다지를 발견하여 ‘졸부’가 되었을 뿐이다, 정도입니다.

 

‘덜 떨어진 촌뜨기 졸부들’에게 세계 패권을 빼앗긴 상황은, 자존심 강한 유럽인들이 그대로 인정하기 힘든 것입니다.

 

유럽인의 시각에서 세계사를 보자면,

유럽인들이 지리상의 발견에 나섰던 15세기 이래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전 세계를 자신들 뜻대로 쥐락펴락한지 500년 가까이 됩니다.

 

그 시간에 비하면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시기란 겨우 60년 정도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긴 역사에서 보자면, 이와 같이 ‘불합리한 사태’는 어쩌다 잠깐 일어난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고, 결국은 ‘정당한 순리대로’ 유럽이 세계 패권을 다시 찾아가게 될 것이다, 정도가 유럽인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무의식 속에 깔려 있어서 유럽인들은 2차 대전 이후 시종일관 ‘유럽 합중국’을 추구해왔습니다.

유럽인들이 보기에 유럽이 미국에 뒤지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미국이 ‘미 합중국’으로 뭉쳐있음에 비해 유럽은 개별 민족국가로 사분오열되어 있다는 단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유럽이 분열을 극복하여 ‘유럽 합중국’을 이룰 수만 있다면, ‘촌뜨기 미국’ 정도를 압도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의식 속에서 유럽인들은 수십년에 걸쳐 EU를 발전시켜온 것입니다.

 

이와 같은 유럽의 통합 노력에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 각국 사람들이 성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소련 붕괴 이후 유일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너무 오만해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럽은 호감이 가는 존재였습니다.

 

이렇게 EU는 전 세계 여론의 지지까지 등에 업으면서 성공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08 4분기 이전까지는 말이지요.

벌써 시간이 꽤 흘러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을 지 모르겠으나,

08 3분기까지의 추세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미국의 달러를 버리고, EU의 유로로 갈아타는 것이었습니다. 슈퍼모델 지젤 번천의 선언이 상징적인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유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달러의 절반 정도까지 육박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통계를 찾아보기에는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그냥 씁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세계 패권 체제를 마구 흔들어대는 것이었습니다.

철저하게 미국을 추종하는 동맹국인 한국의 금융당국마저 외환보유고에서 유로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언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요.

 

전 세계인들은 이제 ‘노쇠한 미국’은 황혼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몰락은 시기가 다소 늦거나 빠른 것이 문제일 뿐, ‘몰락’이라는 결과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몰락한 자리에 떠오르는 대안은 EU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당장 세계 각국 중 어느 나라도 외환보유고로 중국의 위안화를 비축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08 3분기까지 수십년간 노력해온 유럽인들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듯이 보였습니다.

유럽이 단합함으로써 미국을 꺾자는 꿈이 이루어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08 4분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변합니다. 세계 경제가 갑작스런 위기에 빠지면서 그 동안의 추세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동안 유럽은 수십년에 걸쳐 꾸준하게 유럽 합중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통합’이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경제가 위기에 빠지니 거꾸로 ‘분열’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로화 역시 뚜렸하게 추세적인 약세로 돌아서버렸습니다.

 

지난 주에 유럽 각국 정상들이 모여 합의한 신재정 협약은 이러한 움직임을 다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 위기를 맞이하여 그동안의 통합 추세에 역행하여 분열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거꾸로 위기 상황을 이용하여 각 나라를 적극적으로 압박함으로써 단번에 ‘통합’을 더욱 강화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유로화를 도입함으로써 금융을 통합했는데, 이제 재정까지 통합하려 합니다. 재정까지 통합하게 되면 명실상부한 ‘유럽 합중국’에 성큼 다가서게 됩니다.

 

이와 같은 유럽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유럽인들의 오랜 꿈, ‘유럽 합중국’을 이루어 ‘미 합중국’을 꺾자는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유럽의 시도는 실패할 것입니다.

 

지난 주에 유럽 정상들 간에 합의를 이루었다고 하는 신재정 협약의 내용 중에서 여러 디테일한 부분들에 대한 비판은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이미 언론기사를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고, 또 최종적으로 합의 내용대로 시행될 수 있다는 보장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번의 합의는 각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내용입니다. 앞으로 23개국 의회가 각각 별도로 이에 대해 합의하고 승인해야 하는데,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럽 합중국’을 이루자는 유럽인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는, 디테일한 기술적 관점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바라보고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애초에 유럽의 위기가 처음 불거지던 때에,

그러니까 유럽의 위기가 ‘남부 유럽 몇 몇 나라들만의 재정문제’라고 치부되던 때에,

유럽의 언론들이 남부유럽의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을 일컬어 PIGS(남부유럽의 돼지떼들)라고 칭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때부터 ‘유럽 합중국’은 아예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려면 얘기가 좀 길어질 듯 합니다.

우선 이 글에서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歲寒圖)를 감상한 후, 아주 근본적인 부분부터 짚어보고자 합니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시면 세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사행을 다녀온 화가들’이라는 테마전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내년 1 15일까지이고 관람료도 무료이니^^ 시간이 되시면 한 번 보러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위 사진은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로 제가 직접 찍은 것입니다.

(사실 박물관의 매너가 아닙니다만, 낮에 갔더니 주변에 사람도 없고 해서 찍어본 것이니 이해해주시길…)

 

세한도와 같은 문인화(文人畵)를 이해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잠깐 저 나름대로 생각해본 감상 요령을 설명드리면,

 

세한도와 같은 그림은 대상을 그리면서 핵심이 아닌 요소는 모조리 생략해버린 그림입니다.

 

위 세한도에서 한 획이라도 더 들어낸다면, 그러면 그 순간부터 구상(具象)은 더 이상 유지되고 못하고 아예 무너져내리게 될 것입니다.

 

그 이후론 아예 더 확 줄여서 추상(抽象)의 단계로 넘어가서 자신이 느끼는 바를 어떤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려고 시도할 수는 있겠으나, 더 이상 구상(具象)이라는 형태로 자신이 느끼는 바를 표현할 수는 없게 됩니다.

 

세한도는 바로 그와 같은 정도까지, 즉 조금이라도 불필요하다 싶은 요소는 최후의 1획까지도 배제함으로써 구상의 마지막 한계지점까지 나아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세계가 조선의 선비들이 추구한 정신세계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문인화인 것입니다. (물론 진짜 선비들이 많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인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직접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인화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그림을 직접 보면 붓으로 그은 한 획 한 획에서 굉장한 필력을 느낄 수가 있어서, 그림이 뿜어내는 강렬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세한도는 추사의 작품이나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위 세한도 두루마리에는 그림에 바로 뒤이어 다음과 같은 발문이 붙어 있습니다.

 

 

 

 

 

위 세한도 발문의 내용이 마침 작금의 세태(우리나라와 유럽을 아울러)와 딱 부합하는 바가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래 소개하는 발문의 해석은 제가 직접 한 것입니다.

해석을 소개하려고 인터넷으로 몇 가지 읽어보았는데, 마뜩치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직접 작성해보았습니다. 덕분에 시간을 꽤 할애해야 했습니다.

 

아래 소개하는 발문의 문장도 그림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문장 중에서 한 글자라도 들어내면 글 전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온전한 내용과 뉘앙스가 무너지고 맙니다.

그 만큼 한 글자 한 글자의 선택과 문장의 얼개에 있어서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꽉 짜인 문장구조인데,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몇 가지 해석은, 이처럼 꽉 짜인 문장구조가 전달하고자 하는 전체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해석해본 것입니다만, 한자가 뜻 글자이다 보니 여러 가지 해석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당장 어떻게 띄어 읽을 것인가에서부터 의견이 갈립니다.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띄어 읽기에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저 나름대로 새로이 설정해보았습니다. 물론 저 혼자서 착각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래 해석과 관련하여 도움말씀 주시는 분이 계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자를 좀 아시는 분들은 가급적 한문 원문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 발문을 해석하면서 저 자신의 글에 대해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뜻도 제대로 다 전달하지 못하면서, 제 글에는 불필요한 사족과 군더더기가 왜 그렇게 많은지

해석으로는 채 전달할 수 없는, 추사 선생이 구성한 문장의 기운을 직접 느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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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발문

 

 

去年 以晩學大雲二書寄來  今年 又以藕耕文編寄來

此皆非世之尙有購之 千萬里之遠 積有年而得之 非一時之事也

 

寄 부칠 기

 

지난 해에 만학집(晩學集)과 대운산방집(大雲山房集) 두 책을 부쳐오고 금년에 또 다시 우경(藕耕)이 지은 황청경세문편(皇淸經世文編)을 부쳐오니,

이는 모두 세상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천만리 먼 곳에서 해를 쌓아 얻은 것으로 일시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오.

 

且世之滔滔 惟權利之是趨

爲之費心費力如此 而不以歸之權利

乃歸之海外蕉萃枯槁之人 如世之趨權利者

 

趨 달릴 추, 蕉萃(= 憔悴, 야윌 초, 파리할 췌), 枯槁(마를 고, 마를 고)

 

또한 세상의 도도한 흐름은 오직 권세와 이익만을 긍정하고 붙쫓는 것인데,

그 책들을 구하기 위하여 마음쓰고 힘씀을 이 같이 하고서도 권세가와 재력가들에게 돌리지 않고,

곧 바다 밖의 (제주도에 유배된 처지인) 초췌하고 곤궁한 나에게 돌리기를, 마치 세상이 권세가와 재력가들을 붙쫓는 것처럼 하는구려.

 

太史公云 以權利合者 權利盡以交疎

君 亦世之滔滔中一人 其有超然 自拔於滔滔 權利之外

不以權利視我耶

太史公之言非耶

 

태사공(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이르기를, 권세와 이익을 보고 합친 자들은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사귐이 소원해진다 했는데,

그대 또한 세상의 도도한 흐름 속에 놓인 한 사람인데, 그대는 초연함이 있어 스스로 도도한 흐름 밖으로 몸을 뽑아 권세와 이익 밖에 처하니,

권세와 이익으로 나를 보지 않는단 말이오?

태사공의 말이 틀린 것이었단 말이오?

 

孔子曰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松栢是貫四時而不凋者 歲寒以前 一松栢也 歲寒以後 一松栢也

聖人特稱之於歲寒之後

今 君之於我 由前而無加焉 由後而無損焉 然 由前之君 無可稱 由後之君 亦可見稱於聖人也耶

聖人之特稱 非徒爲後凋之貞操勁節而已 亦有所感發於歲寒之時者也

 

勁 굳셀 경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이 추워진 연후에 송백이 늦게 시듦을 안다" 하셨는데,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철을 통하여 시들지 않는 것으로, 세한 이전에도 한 그루의 송백이요, 세한 이후에도 그저 한 그루의 송백일 따름이오.

성인은 특별히 세한 이후를 일컬으셨는데,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함은 이전이라 해도 더한 것이 없었고, 이후라 해도 덜한 것이 없소. 그런데도 이전의 그대는 일컬을 것이 없고, 이후의 그대라야 역시 성인으로부터 일컬어질 수 있다는 말이오?

성인께서 특별히 일컬으셨던 이유는, 꼭 늦게 시드는 정조만이 굳세고 절개있는 것이어서가 아니라, 역시 세한의 때를 당하여서 느낌이 일어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烏乎 西京淳厚之世 以汲鄭之賢 賓客與之盛衰 如下邳榜門 迫切之極矣

 

悲夫

 

 

阮堂老人 書

 

오호! 서한(西漢)의 순박하고 도탑던 시절에도 급암(汲黯)·정당시(鄭當時) 같은 어진 이들의 경우에도, 빈객들은 그들의 권세가 성하고 쇠함에 따라 모여들었다 흩어졌다 하여서, 마치 하비(下邳) 땅의 적공(翟公)이 문에 방을 써붙였던 고사와 같은 꼴이 되고 말았으니 박절함의 극치였었지요.

 

슬픈 일입니다.

 

 

완당(추사의 또 다른 호)노인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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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공이 이르기를, 권세와 이익을 보고 합친 자들은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사귐이 소원해진다 했는데,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바로 이와 같은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지 않나요?

 

유럽 합중국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08 4분기 이후 유럽인들이 보이고 있는 말과 행동을 보면,

그들이 권세와 이익을 보고 합쳤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은 통합을 추진해온 이래 처음으로 歲寒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공자가 특별히 일컬으셨던 바대로, 세한 이후에도 한결같이 푸르른 송백의 모습을 보일 때가 된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유럽인들이 그동안 내세웠던 꿈에 부합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보일 때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려움에 처한 남부유럽 사람들을 보고 ‘돼지떼들(PIGS)’이라고 불렀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꿈에 부합할 자격이 없음을 증명해 보인 것입니다.

 

지금 유럽은 권세와 이익이 다하고 이제 고통을 나누어야 할 시기를 맞았습니다.

공동체라는 것은 권세와 이익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통도 나눌 수 있어야 공동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권세와 이익을 탐하는 야합일 뿐 공동체가 아닙니다.

 

지금 유럽이 보여주는 언행을 보면, 고통까지 나눌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럽은 공동체가 아니며 따라서 ‘유럽 합중국’의 꿈은 한낮 꿈일 뿐입니다.

 

 

(이어지는 내용을 다음 글로 한 편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sai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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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
    2011.12.17 21:5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훌륭한 해석에 감사드립니다. 배우고 갑니다.
  2. 하루
    2011.12.18 15:5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사필귀정. 세일러님의 모든 글들에는 현실적 논리로 무장한 윤리적 당위론의 태도가 묻어납니다. 엄정한 도덕적 필연론은 개인의 윤리로서야 더할나위 없이 고귀한 것이지만 현상을 해석하는데는 반드시 긍정적 역할만을 한다고 볼 수 는 없겠지요. 세일러님의 엄정한 윤리적 태도 자체가 세일러님이 갖는 최대의 강점이자 동시에 약점이 되는 것을 봅니다.
  3. 내일
    2011.12.19 12:1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세일러님 책을 읽고 난후 세일러님 블로그 글들이 삶의 윤활유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4. 2013.04.06 21:3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a하늘엔 별이있고, 바다엔 물이 있듯이, 나에겐 너만
  5. 2013.05.16 16:2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한 사람을 잃게 된다는 제일 큰 아쉬움은 내 앞에 있는 니 마음이 변해져 가고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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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3.07.11 00:0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사람들은 죽을걸 알면서도 살잖아 .사랑은 원래 유치한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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