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의 계급성

2012.07.18 10:58

 

 

 

글의 제목은 ‘아고라의 계급성’이라고 다소 선정적(?)으로 붙여보았습니다.

보다 강하게 어필하고 싶어서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그러한 것입니다.

 

아래의 내용도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글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아고리언들 모두가 문제를 분명하게 생각해보았으면 하고 바라기 때문입니다.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지는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참에 써봅니다.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 이곳 아고라에서는 역시 비판 일변도로 보입니다.

 

아고라에서는 그동안 줄곧 금리인상만이 ‘절대선’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한은히 금리인하 조치를 취하니 강하게 비판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금리인상만이 아고라의 절대선이 되었나?

저로서는 이해할 길이 없습니다.

 

다음 표는 우리나라의 소득 5분위별 가계 수지 동향입니다.

1분위가 소득 하위 20% 해당하는 저소득층 가계(전국 2 이상 가구 기준)입니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소득 하위 20% 해당하는 가계는 한달에 120 9천원을 법니다. 반면 지출은 매달 130만원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1분위 가계는 매달 빚을 끌어다 수밖에 없습니다.

하위 20% 가구지만, 부모가 고생을 하더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빚을 끌어다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결국 1분위 가계는 이래저래 빚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 1분위 가계(우리나라 인구의 20%) 지금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기사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빚더미 자영업자이자도 못낸다 머니투데이 2012.06.29 

 

기사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663 명이고, 이들이 지고 있는 빚은 320조원입니다.

 

만약 대출금리가 1% 인상되면

320조원 * 1% * 60.2%(중소기업의 변동금리 대출비율) = 1 9,264억원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은 1년에 1 9,264억원의 돈을 은행에 갖다 내야 합니다.

 

지금 현재도 자영업은 경기침체로 고통받고 있고, 그에 따라 대출금을 연체중이고,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영업자들이 힘들게 벌고 있는 중에서 앞으로 매년 1 9,264억원의 돈을 은행에 내도록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663 명에 달하는 국내 자영업자들은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금리인상이 사회정의에 부합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생계형입니다. 서민층에 해당합니다.

반면 은행들은 그래도 순익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고,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고배당도 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1년에 1 9,264억원의 돈을 은행에 갖다 내는 것이 정의에 부합할까요?

 

도대체 ‘금리인상’이 아고라의 절대선이 되었을까요?

 

저는 이유를 납득할 수가 없어서 곰곰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결과 대략 4가지의 가능성을 생각해볼 있었습니다.

 

 

1) 아고라의 계급성

 

 

금리인상이 아고라의 절대선이 되고 있는데, 반대로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계층을 꼽아보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득 최하위 20% 계층은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663만명의 자영업자들도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직장인들 중에서도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회사가 문을 닫거나 감원에 돌입할 우려가 느껴지는 직장인들이라면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집 마련을 하느라 빚을 가계 역시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을 합니다.

 

이상의 여집합을 표준적인 아고리언이라고 생각할 있을까요?

 

소득 최하위 20% 계층에 해당하지 않으며,

자영업자가 아니며,

다니는 직장이 튼튼해서 문을 닫거나 감원을 걱정이 없으며,

내집 마련을 빚을 지지 않았거나( 갚았거나), 아직 집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여서 ‘빚’이 아니라 순저축이 있는 사람.

이렇게 보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에 해당합니다.

 

이런 모습이 표준적인 아고리언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타당한 추론으로 보입니다.

 

아고라에 자주 들어오는 자체가, 삶에서 어느 정도 여유(금전적이든 정신적이든) 없으면 불가능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아고라에서 금리인상만이 절대선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고리언들의 계급성이 그대로 반영된 주장이라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시기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그래도 하락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은 더욱 폭락할 것이고,

심각한 경기침체는 공황의 양상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낼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상정한 표준적인 아고리언들은 이처럼 심각한 공황이 닥치더라도 이를 견뎌낼 있습니다.

그리고 힘든 시기를 무사히 견뎌내기만 하면, 공황이 휩쓸고 지나간 이후에 아고리언들이 최대 ‘승자’가 있을 것입니다.

 

튼튼한 직장에서 다달이 계속 나오는 월급과 그동안 비축해둔 순저축으로 폭락해버린 부동산과 주식을 쓸어담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소득 최하위 20% 계층과,

자영업자들과,

중산층 중에서도 빚이 있었던 사람들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최하위 20% 사람들도 같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생계형 창업에 나섰던 자영업자들도 같이 가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힘든 계층인 이들이 힘들어지면 사회 전체의 분위기도 흉흉해집니다.

그리 되면 중산층도, 부유층도 행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다같이 사는 사회여야 중산층도, 부유층도 행복할 있을 것입니다.

 

아고라의 지향점은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아고리언들 스스로가 자기 계급성의 포로가 것이 아닐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수년간 매우 힘든 시기가 닥칠 것입니다.

힘든 시기를 겪어봐야 진정한 친구를 알게 된다고 하지요?

힘든 시기는 공동체에 테스트 기간이 것입니다.

사회통합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한 상태로 위기를 넘기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기의 입장만이 아니라 주변의 힘든 사람들의 처지도 돌아볼 알아야 합니다.

각자가 조금씩 희생해서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야 것입니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에 아고라의 경제토론방에서는 오로지 ‘금리인상’ 밖에 얘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찌 일일까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글은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글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아고리언들께 분명하게 어필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니 넓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아고리언들이 실제로 이렇게 이기적인 존재들이어서 그런 주장을 펴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하지만 펴고 있는 주장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게 보인다는 사실을 절감시키고 싶어서 이렇게 공격적으로 썼습니다.

아고라 밖의 사람들 눈엔 그렇게 비칠 것이고, 결국 사람들은 아고라 광장을 멀리할 것입니다.

 

 

2) 아파트에만 눈이 있다?

 

 

오로지 금리인상만이 아고라의 절대선이 이유 중에 다른 하나는,

아고리언들의 눈이 온통 아파트 문제에만 쏠려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글을 써온 저의 경험으로 보아도,

아파트 문제를 언급한 글의 조회수와 찬성도가 가장 높았고,

반면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글에는 반대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저의 지난 ,

 

부동산, 이상한 상식들의 종말

 

에서 보실 있는 바와 같이, 저는 줄곧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금리를 인하해도 아파트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한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은 떨어질 것이고,

다음번에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더라도 아파트 가격은 떨어질 것입니다.

 

저는 지금 제가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님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변명이라도 하듯 부지런히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 아고라에서는 ‘공격’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고라에서는 ‘아파트 투기’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아파트 투기 문화를 비판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투기 문화를 비판하는 데에만 너무 집중하다가, 무의식중에 역시 아파트의 포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아파트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아파트만 볼까요?

눈이 아파트에만 고정되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경제문제는 아파트 뿐인가?

한국에선 아파트만 중요한가?

아파트만 폭락하면 다른 문제는 아무래도 상관없나?

 

아파트만 경제가 아닙니다. 경제 관련 문제는 폭이 넓습니다.

아파트 투기자들만 빚이 있는 아닙니다. 소득 최하위 계층, 자영업자들도 빚이 많습니다.

 

 

저는 아고라 경방이 경제문제와 관련해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광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러한 역할을 훌륭하게 해왔습니다.

 

하지만 유독 금리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편협한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시야가 넓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상태로는 아고라 사람들에게, 아고라가 건전한 정책대안을 토론하는 곳이라고 신뢰받기가 어렵다고 보입니다.

 

 

3) 판단 지체?

 

 

우리나라는 1998년의 경제위기를 전후해서 경제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98 이전이라면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400% 넘었습니다.

당시라면 금리인하는 대기업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이 당시와 같은 상황이라면 금리인하에 반대하고,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당시 대기업들의 고부채비율은 투기목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대기업들이 순저축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금리 인상은 대기업들에게 이익입니다.

반면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가계에 고통과 이자부담을 안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부채는 투기목적이 아닙니다.(물론 일부 다주택자 부동산 투기꾼들의 경우는 투기목적이겠지만, 이는 전체 부채 일부에 불과할 뿐이지 이들이 전체가 아닙니다)

 

이처럼 98 이전과 지금은 완전히 정반대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혹시라도 98 이전에 금리인상이 항상 절대선으로 주장되던 타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는 심각한 판단지체라고 해야 것입니다.

 

 

4) 정부를 무조건 비판하고 싶어서?

 

 

지금 현재의 한은총재는 정부의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고 싶은 성향이, 한은의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는 심각한 착각입니다.

만약 전임인 이성태 총재(정책의 독립성이 강했던) 지금 현직에 있었어도 이번에 금리를 인하했을 것입니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2% 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혹자는 우리나라 통계를 믿을 없다고 하는데, 최소한 우리나라의 과거 추세와는 비교할 있을 것입니다.

90년대만 해도 10%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적이 있고, 80년대는 30%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 2% 대의 물가상승률로는 금리인상을 해야 이유가 없습니다.

 

요새 수출상황은 심각합니다.

 

<악화되는 실물경제>對中·EU 수출 4개월째 ‘쌍끌이 감소’  문화일보 2012.07.16

 

우리나라가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국경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이번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 이유는 중기적인 시야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정책은 최소한 9개월 정도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심각한 경제위기가 가시화된 다음에 통화정책을 취하는 것은 너무 늦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금리인하에 들어간 것입니다.

 

앞으로 9개월 뒤쯤 지금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쯤 되면 모두가 금리인하를 잘했다고 것입니다.

 

정부를 비판하고 싶어서, 무조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다가 때가 되면 무어라고 것입니까?

 

 

결론적으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요점은,

지금 아고라에서 ‘금리 인상’ 만이 절대선으로 자리잡은 것은 잘못입니다.

아고리언들께서 견해를 바꾸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sai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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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즐행
    2012.07.18 15:4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2. 지나가다
    2012.07.19 14:3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금리인하가 왜 비난을 받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런 내막이 있었군요.
  3. 방효준
    2012.07.20 01:2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지금껏 님의글에서 100프로 공감하는건 이번글이 처음인듯압니다. 금리인하에 대한 견해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좋은글 앞으로도 부탁드납니다.
  4. 2013.07.12 03:4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눈을 감아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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