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 가격이 기세좋게 오르고 있습니다만,

저는 최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금 투기 양상이 대한민국의 아파트 투기 양상과 꼭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는 지난 1980년 이래 금 가격이 20년간 장기하락했던 패턴을 이번에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금가격 상승은 향후 이어질 장기하락을 위한 위치에너지를 더욱 높이 쌓는 것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금가격의 지나친 상승으로 인해 실수요 기반이 붕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이코노미플러스] '금값' 金값…결혼시즌임에도 찬바람만 '쌩쌩' 조선일보 2010.10.14

금값 사상 최고.." 팔자" 매도 문의 폭주 아시아경제 2010.09.16

 

위에 소개해드린 기사는 국내 사정을 소개한 것입니다만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이 공통입니다.

유럽에서도 경기침체에 따른 생활고로 유럽인들이 소지하고 있던 금 장신구들을 내다팔고 있다는 기사를 눈여겨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잘 찾지를 못해서 소개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현재 금은 그 실수요가 명백히 줄어들고 있는데도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투기적인 가수요가 계속 붙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가격 상승론자들은 이처럼 실수요가 명백히 줄어들고 있는데도 금가격이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여러 가지 논리들을 제시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금 투기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아파트 투기의 논리와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라서 직장인들이 매입할 수 없는 가격이 되어도 아파트 가격은 계속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여러 가지 논리들이 등장했습니다.

 

저는 금가격이나 대한민국의 아파트 가격이나 앞으로 장기하락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금가격 상승론자들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논리들에 타당성이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려고 합니다.

 

 

ㅇ 중국이 계속 사들일 것이므로 금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요새 언론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이외에도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들의 외환보유고에 금 비중이 작기 때문에, 그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계속 사들일 것이므로 계속 오른다고 주장합니다.

 

ETF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금 투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금 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이와 같은 부류로 분류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는 그 자체로 투기수요를 내세우는 주장일 뿐입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투자자금 내지 투기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며, 가격이 정체하거나 하락하면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화시켜보면, 가격이 계속 오른다 -> 투기자금이 계속 몰려들 것이다 ->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는 논리가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외환 보유고의 금 투자 비중 확대를 시사하면서 실제로 보유량을 좀 늘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외환보유고에 금 비중이 적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게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급격하게 늘어날 일도 아닙니다.

 

전 세계의 모든 금을 그 보유형태에 따라 살펴보면,

보석과 장신구로 존재하는 금이 52%,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등이 공적으로 보유하는 물량이 16%,

민간의 투자용으로 유통되는 양이 18%,

라고 합니다.

 

이 통계는 언론기사에서 언급된 것을 스크랩해둔 것인데, 그 기사의 링크가 사라져버려 소개해드리지 못합니다.

그 기자는 이 통계의 출처가 www.gfms.co.uk 2010년 서베이 자료라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14%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서베이 자료가 유료라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14%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치과용과 IT산업용이 아닌가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을 포함하여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모두 합해도 16%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실수요에 해당하는 52%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수요 감소로 결국 금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매입을 확대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쑹훙빙의 경우는 화폐전쟁 1편에서 중국이 외환보유고로 금을 계속 사들임으로써 미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요즘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논리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ㅇ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에 금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금가격 외에 여러 상품 가격, 주가의 상승을 합리화하는 가장 기본적인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이 2차 양적완화 조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면서 이와 같은 주장이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주장은 우선 여러 가지 개념과 논리가 모호하게 뒤섞여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논리는 가장 추상적인 단어인 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물가를 오르게 하는 은 분명 통화량입니다.

미국의 Fed 2차 양적완화 조치를 펴서 본원통화 공급을 증가시켜도 통화량은 증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미 1차 양적완화 조치 때 객관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다음의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 그래프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08 9월 이래 뚜렷한 하락추세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막대그래프가 보여주고 있는 핵심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관되게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9월의 상승률은 겨우 0.8% 입니다.

예전 글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일반소비자물가 상승률(위 그래프에서 굵은 실선)은 그 동안 원유가격이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 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1.1%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Fed의 관리 기준입니다. 버냉키 의장에게 헬리콥터 벤이라는 칭호를 안겨준 2002년의 유명한 연설에서도 디플레이션의 위험을 막기 위해 2%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명백하게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Fed가 양적완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양적완화는 실제적인 효과가 있기 보다는 인플레 기대심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얼마 전 Fed 회의에서는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려는 조치라는 표현을 사용했더군요. 현 상황을 적절하게 묘사하는 언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하락추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1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통화량(M3)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차 양적완화가 실패했다는 점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이처럼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미국의 통화지표와 소비자 물가상승률 등은 돈이 많이 풀려서 금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거짓말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돈이 많이 풀려서 인플레이션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이 되고,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길 원한다면 실제로 통화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그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승추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그리고 나서 대비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상승하지 않았는데도 상승할 것 같으므로 미리 사두겠다는 것은 헤지가 아니라 투자 내기 투기일 것입니다. ‘투기가 아니라고 할 지라도, 이는 분명 초과수익을 내겠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져야만 합니다.

 

돈이 많이 풀려서 금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이처럼 초과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의 탐욕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탐욕에 넘어간 사람들은 결국 1980년의 경우와 같은 댓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한 편 돈이 많이 풀려서 금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돈이 많이 풀리기만 하면 수요와 관계없이 금가격이 오를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금가격 만이 아니라 여러 상품가격, 주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냥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돈이 소비자들의 손에 많이 들어와서 많이 쓰기 때문에(=수요 증가) 오르는 것입니다.

 

최근 1년 동안 자기 손에 돈이 많이 들어온 분이 있는지 대한민국 전국민들에게 손을 들어보게 하고 싶은 것이 제 심정입니다. 일부는 분명히 있겠지만 극히 일부 뿐일 것입니다. 이는 미국 사람들도, 유럽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공급했지만, 시중은행의 대출(=신용창조)이 일어나지 않아서 통화량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이렇게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제라는 것이 우리의 실생활을 떠나 저 달나라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디 이와 같은 주장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금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글을 써야 하는데 다음 글로 돌려야겠습니다. 저 스스로 구속을 설정하기 위해서 금주 안에 쓰겠다고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금주 안에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분석하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sailor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13.07.12 04:0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다른 남자 부르면서 울거면 나한테 이쁘지나 말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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